대구광역시 검도회가 주최하는 제42회 3.1절 기념 회장기검도대회가 지난 3월 19일 경북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개최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2019년 38회 대회를 마지막으로 계속적으로 미뤄지다가, 포스터 코로라를 맞아, 4년 만에 개최된 이번 대구 삼일절 검도대회를 한번 구경 가보자.
우선, 3.1절 검도대회는 대구뿐만 아니라 대회일자는 다르지만, 전국적으로 각각의 검도회 주관으로 진행하는 검도대회로, 대부분은 도장 소속의 아마추어 검도인의 축제와 같은 대회라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60세 이상까지, 남녀노소 같이 어울리고, 지금까지 쌓았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며, 검도인의 단합과 소통이 함께하고, 열정과 시큼한 땀 냄새가 가득한 대회다.
대부분은 아마추어 검도인이지만, 중등 1부와 고등 1부는 대구지역 검도 육성학교로 지정된 이곡중학교와 동평중학교, 대구공고와 경북고에 선수 등록된 인원들로 그들만의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옛날 두 아들이 검도부로 있었던 이곡중학교는 이번에 개인전에서는 우승했지만, 단체전에서는 조금 아쉬운 패배를 했고, 큰 아들이 작년까지 있었던, 대구공고 검도부에서는 개인전 우승과 준우승의 성적을 거두었다.(고등 1부 단체전 없음)
어떻게 보면, 코로나로 올해 대학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것 같아 많이 씁쓸하다.ㅎㅎㅎ
두 아들과 함께 검도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꿈이 있었는데, 두 아들과 나란히 같은 대회에 나가서, 같은 검은 도복과 호구를 착용하고, 멋지게 중단 자세로 사진 한 번 찍어 보고 싶었는데, 이제 그 꿈은 사라진 것 같다. 나와 두 아들, 이렇게 세 명이 같은 대회에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없을 것 같다. ㅎㅎ
이번 대회에서 큰 아들은 당연히 출전자격이 없고,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검도를 그만둔 둘째 녀석이, 1년 넘게 운동하고는 담쌓고 있다가, 다시금 고등 2부 개인전과 청소년부 단체전 선수로 출전했다.
내가 소속(?)되어 있고, 중학교 시절 두 아들들의 검도부 사범님이 계시는 오도검도관 소속으로 고등 2부 개인전에서는 정~~~ 말 오랜만에 우승의 기쁨을 느꼈지만, 단체전에서는 안타깝게 고질병인 천식 때문에 경기를 포기했어야 했다.ㅠㅠ
솔직히, 이날 둘째의 몸 컨디션은 정말 좋았기 때문에, 천식만 도지지 않았다면, 단체전에서도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 단체전은 준우승에 거쳤다.
[달서구 오도검도관 - 오도 검도관]
대구 달서구 지역 최고의 명문 검도관
ohdo.modoo.at
각자의 개인적인 성취도와 소속된 도장, 학교의 명예를 위해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다시 죽도를 잡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지금 당장은 밥벌이로 이리저리 시간 할애가 어렵지만, 조만간 다시 도복 갖춰 입고, 호구착용해서 열심히 땀 흘리며 운동할 것을 다짐해 보고, 올해는 꼭 초단을 취득하리라 생각해 본다.ㅎㅎㅠㅠ
이번 삼일절 대회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대부분 만만치 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고학년 부와 중등 2부 개인전을 보면서, 어설픈 경기 모습은 거의 없고, 선수급과 같은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청년부, 장년부, 중년부, 노장부에 출전하신 분들의 중단세만 봐도,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 그런 대회였다.
대구에서 몇 안 되는 이도류를 쓰시는 김장호검도관의 김 선생님과 상대인 오도검도관의 양 선생님의 장년부 8강전 시합 장면인데, 안타깝게 오도관의 양 선생님이 패했다. 처음 보는 이도류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셨다고 한다. ㅠㅠ 참고로 이도류 김 선생님은 장년부 3위를 차지하셨다.
나도 솔직히 이도류를 2018년도에 처음 봤을 때, 이도류를 쓰시다는 점이 정말 신기했었지만, 그때는 검도에 입문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도류 공략에 대해서는 큰 관심은 없었고, 지금 시점에서는 같이 만나 시합할 경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크게 공략하는 부분에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ㅎㅎ
상단처럼 왼쪽 손목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될 것 같은데,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 할 부분이다.
캬.. 지역 검도대회에서 가장 인기 많고, 제일 관심받는 경기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검도 시합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그마한 덩치에 어떻게 보면 자신 보다 더 큰 호구를 매고, 앙증맞게 열심히 죽도로 상대를 공략하는 모습은 힐링 그 자체인 것 같다. 이번에 어린 친구들의 경기 모습에서 정말 진지한 검도 시합을 봤다.
둘째 아들 고등 2부 검도 시합 장면
중학교 검도부 시절, 선수로서의 검도 훈련에 진절머리가 났는지, 1년 넘게 검도의 검자도 꺼내기 싫어하던 녀석이, 다시 칼을 잡았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그냥 생활 체육으로써의 검도는 재미있단다.
고등 2부의 출전하는 선수들의 인원이 얼마 없어 16강전부터 시작하고 총 4번만 이기면 되는데, 첫 경기는 옛날 중학교 때의 모습이 보이는 가 싶더니, 횟수를 더해가면서 몸이 풀리는지, 결승전에서는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보았고, 정말 몇 년 만에 보는 열정적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결승전 영상은 많이 흔들린다.ㅎ
중간중간 지 형한테, 이런저런 코치도 받고, 받았는 내용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면서 경기를 진행하는 모습에서, 학교 다닐 때 이런 모습 보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4년 만에 다시 열린 삼일절 대회, 하루에 이루어지는 대회여서 그런지, 경기 자체도 많고, 한 경기당 시간은 짧은 대회이지만, 승패를 떠나 몇 주씩 이날을 위해 열심히 단련하신 분들에게 수고하셨다고 전하고 싶다.
이번에는 시합을 구경하는 입장이었지만, 조만간 검도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무척이나 강하게 드는 대회였고, 올 후반기쯤 있을 대구시장기검도대회를 시작으로 내년 이맘때에는 나도 저 사각 경기장에 서 있기를 바라본다.